T맵의 심각한 UX문제들

제가 즐겨 쓰는 자동차 내비게이션 앱인 T맵의 UX 문제는 정말 정말 심각합니다.
폰이 두개라서 티맵용으로 안드로이드 폰을 쓰고, 종종 내비폰을 놓고왔을 경우 아이폰을 쓰는지라 두 플랫폼 모두 많이들 사용해봤습니다. 그리고 둘 다 거의 못쓸 정도로 형편 없다는 사실을 알았지요.

잠시 생각나는 것만 나열해보면

  1. 즐겨찾기 지정이나 수정이 정말 괴악합니다.
    대체 메뉴 구성을 얼마나 거지같이 해놨는지, 답도 안나올만큼 심란합니다.
    만든 사람은 자기가 앱 안쓰는것 같습니다.
  2. 안드로이드의 경우 홈 위젯 등록하는거 찾다가 숨넘어갈 수 있습니다.
    사용자 테스트 이런거 안하는지? 진심 숨겨놓다 못해 묻어놓은 기능입니다.
    개인적으로 안드로이드 홈 화면에서 바로 눌러서 경로 안내 시작하는걸 좋아합니다.
    하지만 매번 새로 추가 할 때 마다 까먹고 또 헤매다가 겨우 찾아서 넣곤 합니다.
  3. 중간에 나오는 구간 공사 안내 같은게 결정적인 타이밍에 경로 안내 화살표를 가립니다.
    정 위치를 최적화 못시키겠으면 반투명이라는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혹시 퍼포먼스 저하 때문에 그렇다면 앱을 잘못 만들었거나 십년된 설계를 그대로 쓰고 있나보죠.
  4. 좌회전 신호 받고 육교 아래에 있으면 GPS 신호 안잡힌다고 계속 딩동거리며 경로를 돌려댑니다. 약간의 기억력으로 버티지만 처음 가는 길이라면 당황할 것 같습니다. 육교 아래에 있다는건 데이터 소스를 갖고 있는 티맵이 더 잘 알 것 같습니다. 사실 이건 터널이랑 똑같거든요. 터널 안에서도 GPS가 안잡히지만 티맵은 예측해서 대충 달리고 있겠거니- 하고 평균 속도로 안내를 지속해줍니다.
  5. 종종 말도 안되는 경로를 알려줍니다.
    골목에서 통행량 많은 큰길로 우회전 진입 후 바로 유턴이라던가. 한마디로 좀 멍청합니다. 뭐 제가 대각선으로 차선이동 할까요? 마진을 두던가 교통량 따라 좀 조절을 하던가.
  6. 빠지는 길 안내라던가 이런거 나올 때 확대 그림으로 나오는건 좋습니다. 하지만 바로 이어서 또 빠져야 한다던가 할 때 안내가 부족합니다. 일산 근처를 달려보거나 (4번 길 잘못 듬) 한강 북부에서 서울공항 쪽 가려고 한남 대교를 몇번 건너보면 압구정 근처에서 빡이 칠겁니다. 자주 가본 사람이 아닌 이상 당할 수 밖에 없습니다.
  7. 주절주절거리는 안내 멘트 – “전방 오백미터 앞 수원여권발급센터, ㅇㅇㅇ거리, ㅁㅁㅁ병원, ㅇㅇㅇ방면 좌회전입니다.” – 아놔 닥쳐 그냥! 하고 마음의 소리가 튀어나옵니다. 해도 너무한거죠. 제게 필요한 정보는 오백미터 앞 좌회전인데, 어떤 사거리에서는 건물 정보를 너무 많이 알려줘서 중요한 정보는 뒤에 묻힙니다.

    “전방 오백미터 좌회전, ㅇㅇㅇ 거리, ㅁㅁㅁ 병원 방향입니다.” 등으로 두괄식을 썼으면 어땠을까요? 플러스로 짧은말 모드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운전하는데 온갖 부드러운 말투 집어 치우길. 귀에 딱딱 박히게 “전방 삼백미터 우측 차선 진출, 전방 삼백미터 시속 육십 과속단속, 잠시후 유턴” 얼마나 명료해요. 당신들이 만드는건 내비게이션이지 ARS가 아니라는걸 명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요새 ARS는 빠른 말 서비스도 있던데. ARS보다 못한거죠. 이럼 좀 심한거고.

여러번 경로를 벗어났다고 나올 경우, 이 경로 이탈 이벤트들을 티맵측에서 받아다가 통계를 내면 어떤 곳이 핫스팟인지 금방 알 수 있을겁니다. 요새 소위 말하는 빅데이터가 별게 아니죠. 길 잘못들기 쉬운 곳은 이렇게 알아내서 좀 더 안내 방식을 바꾼다던가 하는 식으로 향상을 시킬 수 있을텐데 참 아쉽습니다.

이렇게 단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주유소 가격 안내가 쓸만하고, 과속 단속 카메라를 잘 알려줘서 잘 쓰고 있습니다. 카카오내비는 과속단속이 좀 멍청해서 신뢰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김기사 시절부터 그런건지 광고 멘트가 너무 많아요. 플러스로 온갖 다양한 음성 안내 모드는 다 쓰잘떼기 없습니다. 실용성 빵에다가 중간중간 녹음이 덜 되었는지, 다른 기본 음성이랑 섞여서 결국 기본 여자 목소리로 돌아오게 됩니다.

내비쪽 발전은 정말 정말 느린것 같습니다. 싫어도 쓸 수 밖에 없다니 얼마나 고통스러운가요. 뭐 앱 말고 내장 내비도 쓸만하다는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내장 내비들 디자인 보면 아주 눈이 썩을것 같습니다. BMW 순정 내비가 좋다고들 하는데, 저는 여전히 보는 순간 벙찌게 됩니다. 내장 내비가 아무리 날고 기어도 시중에 굴러다니는 내비 앱들 평균도 못다라오고 있습니다. ㅇㅇㄴㅂ란 회사는 언제 망하나 모르겠네요. 예전에 거기 기획자분이 그 디자인에 그 인터페이스 뽑아놓고 잘 했다고 실제로 말하던게 기억납니다. 한심할 따름이죠.

극한의 실용성과 더럽지 않은 디자인 찾기가 참 어렵습니다. 지금 만드는건 앨리베이터 점검용 관리자 도구가 아니라 일반 사용자용 앱이라는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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