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프로포폴 체험

회사에서 지원해주는 정기검진을 다녀왔다.

나는 가서 지루할까봐 닌텐도 스위치를 가져갔는데, 대기 시간이 암만 길게 잡아야 2분도 안넘게 스물 몇가지 검사를 지하철 처럼 돌린다. 눈 검사 귀 검사 소변검사 몸에 전극 대고 뭐 갖다 찍고 안에 집어넣어서 윙윙거리고.. 보통은 휴대폰 하나만 있어도 충분히 시간 때울 수 있을것 같다.

내가 위가 안좋은 편인데, 아침에 찬물만 마시면 바로 설사크리. 게다가 스트레스성 위염이 있어서 스트레스만 받으면 속에서 뭔가 철렁 내려앉는 느낌으로 위염이 도진다. 예전에 위내시경을 할 때는 실감나는 체험을 위해 비수면으로 했다. 그때 간호사 네명이 달려들어 팔다리 잡고 허리 위에 올라타 제압하고 고통에 몸부림치는 끔찍한 체험을 함. 이건 무슨 칼 맞기 직전 노량진 수산시장 횟감인줄.. 처음에 간호사가 우르르 들어올 때 까지만 해도 약간 긴장 정도였는데, 두명이 양팔을 잡고, 한명이 허리 위에 올라타고;; 한명이 입에 엄청난 속도로 호스를 집어넣는다. 꾸에에에에엑. 호흡을 입으로 하면 엄청난 구역질이 올라오고, 구역질 그만 하라고 혼도 난다.

하.. 고생 해볼만큼 해봤으니 이제 그 연예인들 찾아다닌다는 우유주사, 나도 한번 맞아보자.

  • 목에 아주아주 끔찍한 맛이 나는 마취제를 뿌림.
  • 가방에 깨질만한 물건 있는지 물어봄 (?)
  • 휴대폰 전부 꺼달라함. 수면 마취중에 진동 울리면 자기걸 알아보고 깰라 한다고..
  • 약 넣을게요 (두근두근)
  • 일어나세요(?)

마취는 정말 감쪽같이 진행되었다. 정말로 약 넣을게요, 일어나세요 순서로 기억이 없다. 사람 좀 자게 냅두지 넉넉잡아 한 30분 안에 모든게 다 끝난듯. 더 오래 잤으면 개운했을것 같다. 통증은 없었다. 그냥 목이 좀 칼칼한거 빼곤.. 전날 저녁에 금식했던 기념으로 구내식당에서 제육덮밥을 먹었다.

복부 고도비만 판정을 받았는데, 평소에 배가 좀 나오긴 했지만 이번엔 충격이었다. 내가 고도비만이라니.. 비몽사몽이라 차에서 자고 갈라다가, 멍청하게 주차 정산을 미리 해버려서 20분만에 나가야했음. 운전하는데 다소 졸리고 집중 안하면 차가 두대로 겹쳐 보여서 정신줄 붙잡고 휴게소에 차 세우고 쉼. 이게 마취 영향도 있겠지만, 내가 전날에 밤을 샜던 것도 한몫 했던것 같다. 마취 받을 일 있으면 차 가지고 가지 말자.

정기검진에서 가장 힘들었던거

  1. 채변
  2. 눈에 바람 넣는 안압 검사
  3. 목에 뿌리는 마취제

가장 신기했던거

  1. 마취 시작과 끝 아무 기억이 없다
  2. 내가 고도 비만이라니

채변의 팁을 주자면, 먼저 화장실 변기의 물을 내린 다음, 변기 뒤쪽을 열어서 물이 나오지 않게 세팅한다. 그러면 마른.. 상태의 변기 위에 변을 볼 수 있다. 오줌이랑 섞이면 엿같으니까 소변은 먼저 보고 .. 하는게 팁. 그럼 동봉된 주걱으로 살짝 떠낼 수 있다..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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