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히 지향점이 다른 두 차를 타보고

430i 컨버터블 – 투싼 1.6 디젤 – 430i 컨버터블

투싼을 2박 3일간 대략 500km 정도 타봤다.
제주공항에서 서남쪽의 해안도로를 와인딩 해보고, 서귀포쪽 시내 주행도 해보고, 내륙쪽 언덕길도 다니고, 다시 동쪽 해안도로 와인딩, 동북쪽 마을 골목길 주행..
오프로드 빼고 다 달려본듯.

투싼은 연비 20.6을 보여주며 진정한 경제성이 뭔지 보여주었다.
렌트 기간 내내 디젤 4만원 넣고 넉넉하게 탔다.

반면 430 컨버는 잘 밟으면 13, 막 밟으면 6, 7 정도 나온다.
경제성에서 비교가 안된다.

투싼의 엔진음은 듣기 싫은 디젤 소리가 좀 난다.
정말 그 디젤의 쌈마이 느낌은 어떤 브랜드 디젤이든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가솔린 엔진과 감성적으로 큰 차이가 남. 아직 2000km도 안탄 신차라 그런지 진동은 거의 없어서 놀람.

반면 그 디딸 소리 내면서도 토크는 기가막힌다. 밟으면 쭉쭉 밀어주는데 매우 재빠른 변속과 어우러져 아주 쾌적한 주행감을 느끼게 해준다. 초반에 팍 팍 팍 바뀌는 변속 속도는 정말 대단하다. 쏘울 부스터 타보고 현기 개씹쓰레기라 생각했다가 투싼 타보고 생각 바뀜.

집에 돌아오면서 430 컨버의 토크감을 느껴봤는데, 사실 치고 나가는건 430쪽이 우위다. 다만 살짝 밟는게 아니라 좀 맘잡고 밟아야 확 나가는 느낌. 국산차들 대부분 초반 가속이 훌륭하다. 비엠은 뭔가 급출발 막을라는 세팅 느낌. 이건 M2/M4도 동일했다. 그냥 밟으면 유순한데, 좀 힘줘서 밟으면 입에 거품물고 뛰어나간다 해야하나..

투싼을 운전하며 좀 별로였던 점은 브레이크 페달이 너무 높단거다. 한 1cm만 낮았어도 편했을텐데, 악셀과 너무 차이가 나다보니 다리 움직이기가 힘들었다. 무릎까지 동원해서 다리를 들어 밟아야 하니 너무 불편했다.

제주의 진짜 지랄맞은 골목까지 다 쑤시고 다녔는데, 좁은 골목을 지날 때 어떤 불편도 느끼지 못했다. 시야 훌륭하고 별다른 안전장치는 없지만 나쁘지 않았다.

후방 카메라는 비엠보다 후진게 확실하다. 회전 방향 표시는 좋으나, 그래픽이 깨져서 싸구려 같이 느껴졌다. HUD가 없는 것도 흠이다. 물론 저렴한 차니까 그렇다 치자.

실내 인테리어는 별다른 노력이 느껴지지 않았다. 카본 느낌 나는 플라스틱 파츠는 좋았는데 나머지 거의 모든 부분에서 대충 만든 느낌이다. 살찐 모닝이라 해야 하나.. 이런 상태니 아마 셀토스가 평이 좋은데 한몫 한 것 같다. 시승은 안해봤으나 나는 인테리어가 잘 된 차가 좋다. (아마 팰리세이드가 투싼보다 인테리어가 무성의할거다. 싼타페는 훌륭하다.)

크루즈 컨트롤 기능은 써보질 못했다. 핸들의 버튼을 눌러서 어떻게 활성화하는지 알아낼 수가 없어서다. 비엠은 차 사자 마자 금방 찾아내서 썼는데 이 망할놈은 모르겠어 이거.. 핸들 기능 대부분 사용감이 별로였다.

승차감은 큰 차이가 났다. 투싼은 제주의 지랄맞은 과속방지턱을 여유롭게 타고 넘었다. 노면의 별다른 잡소리를 전달해주지 않았다. 반면 430이 그런 턱을 넘었다면 아마 바닥에서 우지끈 소리가 났을거다. 잡소리도 엄청 올라온다. 노면에 아스팔트가 덧칠 된 곳이 있어, 여긴 결이 달라, 여긴 종이가 떨어져있어.. 스포티하지만 피곤하다. 계속 정보를 전달한다.

종합해보면 투싼은 철저한 가족의 차다.
안락하고 연비 좋고 공간도 넓고 주행성능도 훌륭하며 모든게 적당하다. 운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거의 없다. 오래 운전해도 피곤하지 않다. 반면 430은 딱딱하고 연비 안좋고 공간은 토나오게 좁다. 주행성능은 아마 어떤 선 이상을 원하지 않는 사람에겐 불필요할 정도로 고성능일 것이다. 노면 추종성이나 칼같은 핸들링 안정함 있는 하체.. 이런것들 대부분 못느낄 사람이 허다하다.

이러니 차를 가지고 사람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는게 당연한거다.
정말로 다른 개성을 갖고 있고, 모든게 다 다르다. 간만에 정말 신선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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